© JUNGSUH SUE LIM

임정서의 생체실험실 (작가노트)

 

 

나는 생체실험실을 통해, 참여자를 내가 바라보는 한 영화 속 인물로 마주하는 상황을 구성한다. 나는 그가 만드는 것, 그가 하는 일, 그 일을 하는 과정을 바라보며 그를 알아가고 싶다.

 

내가 삶에서 가장 크게 느끼고 이끌리는 감정은 무언가를 만들고 싶고 하고 싶은 마음, 바로 창작욕이다. 내 안의 이 창작욕은 창작-행위로 이어진다. 나는 창작 행위, 즉 과정에 가장 큰 매력을 느낀다. 종종 내 이런 마음에 빗대, 타인을 바라본다.

 

타인이 그가 목표하는 것을 하는 행위, 그 열정이 행동으로 보여지는 순간을 마주하는 것에 큰 감동을 느낀다. 영화는 이야기를 통해 인물의 행동을 보여주는 것으로 그를 설명한다. 우리는 영화를 보는 것, 그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시간을 통해, 캐릭터에 대해 공감하고 이입하며 관찰자이자 그가 되어 그의 삶을 바라보는 경험을 한다. 때로는 더 나가 그의 삶에 빗대 내 삶을 바라보게 되기도 한다.

 

그는 무엇을 왜 하고 싶어 할까? 어떻게 하고 싶은 걸까?

그것은 어떤 형태와 과정으로 보여질까?

그 결과물은 어떻게 완성될까? 그는 그 과정에서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

그는 이 과정을 타인과 어떻게 공유할까?

그가 목적하는 바를 원하던 대로 이루었을까?

그 변화의 결과를 받아들이는 그의 태도는 어떠한가? 이러한 행위자에 대한 호기심을 바탕으로 그의 여정을 따라가며 궁금해하는 작업이다.

 

생체실험실은 ‘누가 보지 않아도, 그냥 한번 해보고 싶었던 것’ 또는 ‘보여주고 싶었던 무언가’라는 다소 추상적인 컨셉으로 참여자를 모집, 일정을 조율하고 이들의 활동 관람하며 아카이빙 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참여자는 창작욕을 많이 느끼는 예술인이 주되지만, 일반인부터 시각예술, 공연예술, 영화인, 직장 생활을 하지만 본인의 창작 작업을 하는 분들까지 다양하다.

 

생체실험실은 유리 창을 통해 속이 훤히 보이는 공간에서 진행된다. 이런 공간적 특성은 일반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과정”을 무대 위로 올리는 장치이다. 이에 공간을 시간으로 나눠 쓰며 생기는 “시간성”은 참여자를 4차원의 시공간을 인지하고 행동하는 “행위자”로 만든다.

 

나는 참여자가 행위자에 대한 질문들을 스스로에게도 던지며, 본인을 타자화해 바라보는 특별한 경험을 하시길 바란다. 그의 의욕과 그 과정을 바라보길 바란다. 그리고 다른 이들의 열정의 온도를 느껴볼 마음을 가지고 다른 참여자들의 활동을 서로 살펴보시길 기대한다.

 

본 프로젝트가 정신적, 물리적, 정서적 작용이 일어나는 “생체-실험실”이 되었으면 한다.